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
글을 쓰는 것?
그것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멋진 모습이 아니다. 물론 주제없이 그냥 쓰는 글이 아닌 목적있는 글 말이다.
예전부터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뭘 써야할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글 잘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다나카 히로노부- 지음
이 책을 통해서 남긴 몇 가지 문장들이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삶의 방식의 문제다
자신을 위해 쓰면 된다.
읽고 싶은 글을 쓰면 된다.
이 글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삶의 방식의 문제다…
이것은 이해한다. 글을 쓰겠다라고 마음 먹은 순간부터 삶에서 달라지는 것이 많다. 첫째 사람들의 모습과 감정들 생각에 관심을 매우 많이 가지게 된다.
우리 아들은 엄마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따라가보니 너무 피곤하다고 한다.
나 또한 나를 몰랐던 것 같은데 나는 길을 걸으면서도 운전을 하면서도 평소와 다른 것이 있으면 금방 찾는데는 도사인것 같다.
가족끼리 탁구를 치러 상가 계단을 걷는 중 목욕탕이라는 간판을 보았다. 온천표시의 이미지가 하나가 아니라 세개가 그려져 있다. 이것의 의미가 무엇일까? 물이 그만큼 뜨겁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일까? 간판에 그려진 화살표가 다른 화살표와 다르게 생겼다. 지나가는 여자분의 패션과 몸집이 뭔가 독특해서 나의 시선이 머문다.
아이는 엄마는 왜 그렇게 작은 것까지 보냐고 물었을 때 그냥 재밌잖아. 라고 대답을 했다.
진짜 재밌다.
글을 쓰는 것도 이런것인가?
작은 생각과 감정의 파편, 기억 한 줄을 건져올리는 것, 나아가 대안으로 제시할 만큼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
다나카 히로노부 작가는 글을 쓸 때마다 생각한다고 한다.
“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지금까지 없었던 내용일까?” 깊이 고민하다 보면 가치있는 글이 나오게 될 것이고 가치있는 의견에는 값이 매겨진다.”
내가 왜 여태껏 글을 그토록 쓰고 싶었지만 못 썼던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았다.
그건 값이 매겨지길 원했고 내 글이 팔렸으면 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싶은 글, 인정받는 글을 쓰고 싶었음을 깨달았다.
책을 읽으면 어떤 문장은 작가에 동의할 수 있고 또 다른 글은 정반대로 적용될 때가 있나보다.
사람들은 다양한 취미와 관심거리를 가지고 있다. 나는 예전에 그렇게 발레 공연과 뮤지컬 공연이 멋있어 보였다. 이유가 없다. 그냥 무대에 커튼이 올라가면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고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그 때 내가 이 공연을 보면서 뭔가를 남겨서 팔기 위해서 보았다면 공연은 내게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
어린시절 내가 탐닉했던 취미들이 참 많다. 어떤 느낌이었냐면 뜨개질에 관심이 있었다면 그걸 밥도 안 먹으면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더위도 잊은 채 뜨개질을 몇 시간이고 해댔다. 나중에 엉덩이에 땀띠가 나고 뭐가 안 보여서 창밖을 보면 어두워져 있어서 긴 시간을 내가 몰입했음을 알 수 있었다.
글을 쓰는 것은 내 어린시절의 작은 몰입과 같이 그냥 좋아서 이걸 완성하고 싶고 그 순간이 좋아서 해야되는 게 아닐까?
물론 글을 쓰는 것과 책을 쓰는 것은 차이가 많긴하다. 하지만 글이 모여서 책이 되는 것 아닌가?
수년간 글쓰기 감옥에 갇혀 죄수마냥 죄인마냥 그렇게 써야하는 데 못써서 죄송합니다. 이게 글인가? 누가 이런 걸 읽겠어! 나에게 비난을 보내던 시간들이 스쳐지나간다.
이제는 그 감옥에서 나올 때가 되었다. 지금처럼 이유없이 글을 쓰는 것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거다. 남이 시켜서 뭐 되려고 하면 머리속에서 작동이 멈췄던 거다.
읽을테면 읽고 싫으면 읽지마. 어차피 나는 글 쓸테니까.
이런 생각들을 해서일까? 지나가는 길에 간판 하나가 내 시선을 머무르게 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사진관”
운전하며 본 터라 자세히 관찰은 못했지만 사진관 안 조명이 형광등이 아니라 은은한 조명에다 따뜻한 느낌의 장식들이 눈에 띄었다.
‘역시 돈 벌려고 안 하고 자기가 좋아서 하는 가게는 뭔가 사랑이 그 가게에 채워진 것 같네’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좋아서 쓰는 글” 나도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차피 세상은 모방해야 잘 배워진다더라고. 자존심 그만 세우고 나는 내가 좋아서 쓰는 글을 쓸테다.
이 글을 10년 지나서 읽는다면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나에게 어떤 말을 건넬까?
“정말 기특하다” ?
“이때라도 그렇게 실천했다면 지금 10년 지났는데 글을 많이 썼을텐데… 또 반성만 했구나.” 이럴까?
하지만 난 글쓰기 죄인에서만큼은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구? 이제 남을 위해서 쓰거나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바라지 않고 그냥 쓸테니까.
내가 좋.아.서. 쓰.는. 글.
을 쓸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