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중간에서 움직여라.
이상과 현실, 어딘가에 자신의 의지대로 서 있어야!
사람을 마주하는 직업,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환자를 대하는 의사와 간호사 같은 직업은 이상과 현실에서 방향을 잘 잡고 서있어야 한다. 이상적이거나 너무 현실적인 태도는 금물이다.
이상적인 태도와 생각은 현실에서 본인도 다치고 다른 이들에게도 좋다고 한 것이 되려 역풍을 맞기에 좋다.
또 너무 현실적인 태도를 지니면 감정이 메마르고 일상이 허무하다. 쉬는 날, 퇴근 시간만 기다리다 지쳐버리기 일쑤다.
난 이상과 현실, 두 곳 모두 극단에 있었던 적이 있다.
두 곳 모두 나에게 적합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이 직업이 나에게 맞지 않구나. 난 자격이 없나보다 ' 이런 생각까지 했다. 그렇게 갈등하던 5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은 이상과 현실 중간 즈음에서 상황에 따라 조금씩 나를 조정해가며 살아간다. 물론 지금은 현실적인 곳에 더 머무르는 편이라고 말하는 것이 솔직하다.
교대나 사범대를 졸업하면 자기가 그리는 이상향이라는 것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기대는 실망으로 때로는 상처로 바뀌기도 한다. 이것은 틀린 과정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받아들이면 좋겠다.
후배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상처받을 준비, 하지마라. 상처는 연약한 살에 더 깊은 고통을 남긴다.
응당 내가 이정도 했으면 얼마나 감사해할까? 내가 이렇게나 했고 아이가 변화가 있는데 부모님은 감사하겠지?
틀렸다. 나와 너의 거리는 우주만큼이나 멀다. 이해할 수도 이해시킬 수도 없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른데 어떻게 나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이 정상적이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지금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내 얘기를 할 뿐.
단지 나는 내가 했던 실수, 내가 당했던 아픔을 통해 후배 교사들에게 경험을 나누어 주고 싶을 뿐이다.
울지 마라.
도망가지도 마라.
감정을 섞지 마라.
때로는 사건을 처리하는 형사처럼
때로는 담담하게 판결문을 읽어가는 판사처럼
때로는 마음치료 상담사로
때로는 교사로
매순간 교사일 필요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
자신이 다치면 안된다.
그것이 내 긴 교직생활의 결론이다.
자신이 아프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자신을 보호해라.
내가 없으면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을까? 허튼소리 하지 마라. 너무나 잘 돌아간다.
내가 없으면 학교에서 뭐라고 할까? 이것도 허튼소리다. 그냥 일 처리를 해야 해서 귀찮을 뿐. 잘 돌아간다. 정말이다.
제일 소중한 자신의 마음을 돌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