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스케치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이 지도법1

7000Messenger 2023. 7. 26. 14:46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아이들>
*공부 안 하고 누워 있기
*화난다고 소리 지르고 물건 던지기 
*화난다고 친구 밀치거나 욕하기 
*아프다면서 조퇴한다는 아이

점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내가 올해 맡은 2학년 아이도 이런 아이였고 작년 3학년 아이 중에도 심각한 아이가 있었다. 동료들에게 물어보면 어김없이 학급에 적어도 한 두 명은 반드시 있다. 이런 아이들과 생활하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아침 출근과 동시에 전쟁 아닌 전쟁이 시작된다. 컴퓨터를 켜면서 그 아이의 오늘 상태를 틈틈이 살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떤 날은 괜찮아 보여서 안심했다가도 중간에 갑자기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야말로 예측불가다. 그러면 교사는 이 아이 한 명만 지도하면 되는 게 아니다. 내가 맡은 2학년은 26명이 한 학급에서 생활한다. 심각한 아이 한 명은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아이들 25명도 나름의 보살핌이 많이 필요하다.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1. 불편하게 해라. 
2. 책임을 지게 해라.
3. 반성이 아니라도 부끄러워서라도 하지 않게 해라. 
4. 일반적인 도덕성을 학급 전체에 매일 주지시켜라.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어떻게 이런 아이들을 정상적으로 생활하도록 했는지 나를 한 번 쭉 살펴보았다. 심지어 올해는 수업녹화를 스스로 해보았다. 나를 좀 더 객관화하기 위해서 교실환경과 나의 발문을 기록해 보았다. 

나에게는 위와 같은 원칙들을 가지고 있었다. 임기응변식이 아닌 나만의 절차가 있었다. 문제집에서는 정답이 존재하지만 삶에는 정답은 없다. 정답없는 삶의 한 장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불편하게 해라. 

제일 먼저 후배교사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들은 여러분들이 그 아이를 만나기 전, 한참 전부터 그래왔었거나 그런 문제행동을 일으킬만한 요인을 가지고 있는 아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점 같은 일들이 그들에게 이미 찍혀있다.  오랜 기간 동안 만들어져 온 행동이므로 스위치를 끄듯 쉽게 그 아이들의 문제행동을 삭제시킬 수 없음을 일단 인정하고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 명심할 것, 그들의 속도에 맞추지 말고 자신의 속도대로 가라.  천천히 기획하고 행동 해야한다. 

 

3월, 아이들을 만나면 제일 중요한 것으로 "관찰"을 꼽고 싶다.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이들의 경우 철저히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왜 노력한다는 표현을 쓴 줄 아는가? 사람은 문제를 싫어한다. 그것을 빨리 해결하고 싶고 없애고 싶은 마음은 본능처럼 매일 올라온다. 제발 오늘은 그러지 마라. 조용히 좀 지나가자. 그렇다. 이건 그냥 바람이다.

그런데 바램은 우리 교사에게 그다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마음이다. 그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마음의 상태가 따로 있을까?  나는 "받아들임"을 얘기하고 싶다. "그래, 넌 그런 행동을 하는 아이구나. 좀 많이 힘들겠는데. 어떤 일들이 많이 일어나겠는데. 그래도 어쩌냐, 난 이 아이 담임이네. "

그게 훨씬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문제행동을 그치게 하려고 노력부터 하지 마라.  의사가 먼저 환자 치료하지 않는 것처럼 교사 또한 관찰과 진단이 먼저다. 그러려면 여유를 가져야 한다. 급식소에서 교실에서 소리 지르고 난리법석이 일어날 것이다. 이때 교사가 '어쩌라고. 멈추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 이런 태도를 취하면 안 된다.

 

관찰해라!

이때 관찰이라는 것이 교사가 그냥 의자에 앉아 팔짱 끼고 방관하라는 뜻은 아니다. 보면서 적절하게, 아주 적절하게 최소한으로 개입해라는 뜻이다. 옆이나 뒤 어떤 친구에게 주먹질을 할 수도 있고 할퀴거나 물 수도 있다. 그러면 나 같은 경우는 놀래지도 않으려 노력한다. 철저히 내 흔들리는 내 감정 또한 능숙하게 다뤄 아이들에게 교사인 나는 너의 그런 행동이 그렇게 놀랍지 않은 듯 행동하는 게 오히려 낫다. 

 

학기 초 우리 반 J라는 아이는 울고 소리치고 물건을 던지는 등의 다양한 감정표현을 했다. 집에 가겠다고 소리치고 "싫어!"를 한 100번 이상은 그 자리에서 외쳐댔다. 나는 나의 원칙대로 살펴보았다. 눈이 마주치면 더 소리를 질러댔다. 다가가니 책상과 의자까지 넘어뜨렸다. 나머지 아이들이 더 난리다. 

"괜찮아, 너희들은 국어활동 책을 펴봐. 102쪽  읽고..... (칠판에 활동제시)" 

컴퓨터 책상에 앉아 나의 일을 하는 척, 그렇게 심각한 일이 아닌 듯 집중하는 척한다. 

그게 화가 났나? 소리를 더 더 더 높여 운다. 귀가 먹먹할 정도로 소리를 질러댄다. 좀 들어줬다. "아이고 시끄러워라. 그만 좀 소리 질러" 이때의 말투는 감정이 차 올라서 속상하거나 애원하는 투가 아니다. 그냥 뭐 이리 시끄러워. 진짜 너무 시끄럽구나! 식의 남의 일 보듯 하는 것이다. "시끄러우니 좀 그만 소리 질러!(무심한 투)"그 아이는 힘을 좀 빼야 한다. 20분 정도 울면 땀, 눈물이 범벅이 되어 있을 것이다. 자기가 자기 안에서 화가 났으니. 감정의 절정에서 내려올 때쯤 나는 아이에게 다가간다.  

 

"너는 지금까지 20여분 동안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수업을 방해하고 있어."

"네가 이런 행동을 함으로써 우리는 시간을 뺏겼고 수업을 못하고 있어.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어. "

"네가 소리를 지르니까 우리반 친구들은 너의 그 시끄러운 소리때문에 집중을 못하고 있어." 

"너가 자리에 앉지 않고 이렇게 책상을 엉망으로 쓰러뜨리고 옆 친구에게 소리 지르는 것은 분명히 남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행동이야." 

듣든지 안 듣든지 나는 나의 언어로 그 아이가 잘못을 반성하든 안 하든 그렇게 단호하게 얘기한다. 

주로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고 악을 쓰고 고함을 지른다. 

이때 나는 너만 그렇게 소리 지를 수 있는지 알아? 나도 너처럼 소리지를 수 있다고!라는 마음으로 더 단호하게 사실을 직시하며 모두가 듣도록 그 친구의 잘못을 이야기한다. 

"멈춰줘. 제발! " 이런 식의 부탁하는 표현은 삼가야 한다. 그렇게 할 경우 통제권이 그 아이에게 넘어가는 셈이다. 이 상황은 교사인 나에게 권한이 많음을 직시하고 "사회의 규칙을 어긴 행동을 지금 끊임없이 하고 있음을 주지 시킨다." 

그래서 이렇게 계속할 경우, 교사인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도 나중에는 말해주는 것이 좋다. 

예로 너 한 명이 이렇게 수업을 방해하니 너는 이 교실에서 나가서 따로 수업을 받든, 부모님이 오셔서 같이 수업을 받든 넌 네가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이런 류의 말을 듣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 그런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문제행동을 하고도 어떠한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는 또 화나면 똑같이 아니면 더 높은 강도로 행동을 취하게 될 것이다. 나는 주로 아이가 차분해졌을 때 (시간이 몇 교시가 흘러) 따로 부른다. 연구실이든 다른 공간에서 아이에게 잘못을 한번 더 주지 시킨다. 그러면 그 아이에게는 어떤 이유를 대든 ~때문에 그랬다고 한다. 교사는 원칙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있다한들 그렇게 수업을 방해하는 것은 잘못이다." 선언해라.

이때 우리 교사들이 실수하는 것이 아이에게 질문을 한다. 이렇게 "잘못이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애초에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이들은 반성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치중한 아이들이다. 선언해라. 넌 이런 잘못을 저질렀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이러한 피해를 받았어. 그 피해의 결과가 심각함을 알려라. 내가 너에게 벌을 주고 이런 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부모님과 친구들은 너와 너희 부모님에게 이런 피해를 받았다고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실제 그런 이야기를 전화해서 내게 한다. 네가 계속 이런 행동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있을 것임을 얘기해줘야 한다. 우리가 집에서 불장난하면 집에 불이 나서 다 탈것이고 사상자도 나올 수 있음을 알리고 교육하지 않는가? 그런데 왜 이런 얘기는 하지 않고 자꾸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만 하는가? 부모님에게도 똑같이 알려야 한다. 하지만 타이밍이 참 중요하다. 부모님에게 상담하는 것은 또 다른 스킬이 필요하다. 이런 일들을 좀 쌓아두고 기록해 두는 것이 우선이다. 부모님은 주로 인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잘못한 것을 쓰게 해라. 글을 잘 못쓰면 교사가 도와줘라. 기록을 같이 해라.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서 피해받은 것도 쓰게 해라. 

날짜 쓰고 시간 쓰고 조서처럼 남겨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이 따름을 알게 해라. 
편하게 넘어가게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