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27. 20:03ㆍBook Review/필사
이 책은 두서없이 써 내려간 강의 노트에서 출발했다. 소문이 퍼지면서 강의 자료를 우편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10년간 강의한 것을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고 친구 마크는 빠진 것들을 지적해 주었다. 그 결과 자가회복 설계도 같은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의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아티스트 웨이 p25~p27-
1978년 1월에 나는 술을 끊었다. 글을 쓰는 데 술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술 없이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새 술과 글을 스카치와 소다수처럼 묶어서 생각하기 시작했고 점점 술 없이 글을 쓰기가 두려워졌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꽤 취한 상태에서 창조력이 어딘가로 숨어버리기 전에 글을 쓰곤 했다. 10년 동안 글을 쓰면서 내가 배운 거라곤 막연한 가능성에 기대어 허둥지둥 단숨에 글을 써 내려가면서 작품의 벽에 덤벼드는 것이 전부였다. 창조성이 어떤 면에서 종교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수난과 닮은꼴일 것이다. 나는 문장의 가시덤불에 넘어졌고 피를 흘렸다.
맑은 정신으로 글 쓰는 방법을 익히든지, 아니면 글 쓰는 것을 아예 포기해야 했다. 내가 정신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그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필요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창조적인 길을 찾다보니 강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때는 왜 그렇게 술을 마셔대며 스스로 고통받는 아티스트의 모습을 고집했는지 모르겠다. 그릇된 생각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 법이다. 예술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이러한 생각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술주정이나 문란한 생활, 경제적 빈곤, 무례함, 자기 파괴적인 감정등을 아티스트들의 본질로 생각하곤 한다.
맑은 정신으로도 창조적일 수 있다는 것은 사실 나 자신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렵기도 했다.
우연히도 나처럼 창조성에 한계를 느끼고 있던 다른 작가를 만나 같이 일하게 되었다. 나는 그에게 내가 알아낸 방법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집착에서 벗어나 그대로 몸을 맡기고, 판단하려 하지 말고 그냥 써내려 가는 법) 그도 자유로워지기 시작했다. 그 후 또 몇 명의 예술가들에게도 가르쳤고 방법이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이 책의 저자 쥴리아 카메론은 저자로 영화시나리오 작가, 뮤지컬에 도전하여 직접 작사 작곡을 했다. 아티스트 웨이 외에 30권에 달하는 픽션과 논픽션을 썼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이혼 후 우울증, 알코올 중독에 빠졌는데 이를 극복하는 과정애서 자신을 비롯한 인간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바로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더욱 멋진 부분은 자신의 문제를 넘어 상처받은 사람들의 창조성을 치유하고 어루만져줄 소명감을 느끼며 아티스트로서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완독하면서 가장 마음에 닿은 부분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자신을 아기처럼 다루라.
아티스트가 되려면 거칠고 냉소적이며 냉철해야 한다고들 한다. 우리 모두는 원래가 창조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났다. 자신을 윽박지르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사회와 환경으로 인해 씨앗을 틔우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졌음을 깨달았다. 나 또한 나는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얼마 전부터 깨닫기 시작했다. 항상 나 같은 사람이 뭘... 하겠어. 무슨 창작이며 글을 써?! 나를 보살피기는커녕 채찍과 점수를 매기기 일쑤였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소개한다. 자신에게 부드럽게 말을 해라고 한다.
"기분이 어때?"
"너에게 오늘 좋았던 일이 있었어?"
아이를 대하듯 자신에게도 이렇게 휴식과 위로 사랑을 건네는 말을 해라는 것.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이었다.
2.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마라.
뚜껑을 열어놓아도 벼룩은 계속 점프를 한다. 하지만 병 바깥으로 나가지는 못한다.
벼룩은 왜 점프를 해도 병을 나갈 수 없는가?
원인은 간단하다. 그들은 그 정도 높이로만 점프하게끔 스스로 한계를 정했기 때문이다. 일단 그 정도 높이로 한계를 정했다면 그게 바로 그들의 최선이다.
이 페이지를 읽으며 '내가 병속의 벼룩이구나!'라는 생각에 멍해졌다. 나는 항상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말하지 않았지만 한계가 미리 내 마음속에 무의식 속에 있었던 거다. 쥴리아 카메론 이 책의 저자가 아티스트의 길의 흔적을 살펴볼 때 한계를 두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나 자신을 자유로이 풀어두었나? 자문하게 되는 구절이었다.
3.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살인이 아니라 자살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한게 문제라고 불평한다. 진짜 문제는 갈팡질팡하는 게 진짜 문제다. 사람들은 두리뭉실하며 잡다한 상식을 갖춘 채 삶을 헤매며 살게 된다. 시간은 동지가 될 수도 있고 적이 될 수도 있다. 동지가 될지 적이 될지는 전적으로 당신과 당신의 목표 그리고 일분, 일초를 활용하겠다는 당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4. 아무 계획을 세우지 않는게 진짜 문제다. 확실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목표를 세워라.
목표 없이 인생이라는 게임에 참가할 것인가? 게임에 참가한다면 몇 점을 바라는가?
목표가 없으면 농구경기를 하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요양원, 양로원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에 대한 예가 참 인상적이다. 노인들의 사망률이 기념일이 시작되기 전에는 급감한다는 사실이다. 한 번만 더 크리스마스를, 한 번만 더 결혼기념일을..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특정날짜가 지나가면 살고자 하는 의욕이 감퇴하고 사망률이 다시 치솟는다.
인생은 소중하다. 삶의 목표가 그만큼 중요하다. 목표를 세운는데는 분명 위험이 따르지만 목표를 세우지 않을 때에 따르는 위험부담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5. 인생을 위대하게 만들기 전에 먼저 위대하게 나의 인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타인은 당신을 일시적으로 방해할 수는 있지만 영원히 방해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의식적으로 운동하고 식이조절을 한다.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사람들은 긍정적인 사고로 생활의 다이어트를 한다.
항상 좋고 강하면서도 긍정적인 사고방시을 규칙적으로 마음에 입력하기 때문에 나의 인생을 위대하게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더 이상 배를 채울 걱정이 필요 없게 된다.
6. 의식적으로 배워라. 시간이 지나면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단계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7. 자신을 낭비하지 마라.
데릭 샌더슨 이라는 하키 스타가 있었다. 그는 엄청난 연봉을 받는 스타였지만 약물과 방탕으로 돈과 기술 모두가 사라졌다. 그리고는 마이너리그로 강등되었다. 어느 리포터가 돈을 다 쓴 게 후회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돈을 쓴 건 후회하지 않아요. 제 자신을 낭비한 게 아까울 뿐이죠."
8.마지막 결과물에만 관심을 쏟기 때문에 모든 것이 어리석게 느껴지고 황폐함으로 피폐해져 결국 주저앉게 된다.
우리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만 하고 행동하기를 싫어한다. 시나리오 3쪽을 쓰기 보다 이 글이 인기가 있을까? 이 시나리오가 팔리면 어떻게 할리우드로 이사 갈지 걱정을 한다. 시나리오 팔 걱정에 아예 쓰지 못하니 할리우드로 이사 갈 일은 일어날 리 없다.
똑같은 생활이라도 결과에 초점을 맞추면 어떤 일을 해 나가는 과정을 겪어낼 수 없게 된다. 실제로는 창조성이라는 것은 어떤 일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깨워지는 것인데.. 우리는 그런 훈련이나 일은 하지 않으면서 결과만 생각하니 과정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너무나도 공감되는 글이었다. 바로 내가 그런 사람이어서 꿀밤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이 글을 읽은 후 나는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커다란 변화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창조성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사실 또한 와 닿았다.
우리 자신처럼 창조성을 방해하는 인물은 없다. 저자는 자신의 방해행동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모닝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 2가지를 소개한다. 모닝페이지는 매일 3페이지의 글을 쓰는 것이다. 내용은 어떤 것도 좋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자신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을 짧게라도 가져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활동은 내가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3페이지는 아닐지라도 매일 감정과 일, 생각하는 것을 쓰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커피를 내린다든지 내가 좋아하는 책을 보든 나를 위해 하는 일들은 있다. 그래서 그나마 나의 창조성이 제로는 아니었나 보다.
"우리 모두에게 이미 있는 창조성을 퍼 올려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