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스케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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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이 지도법1
*공부 안 하고 누워 있기 *화난다고 소리 지르고 물건 던지기 *화난다고 친구 밀치거나 욕하기 *아프다면서 조퇴한다는 아이 점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내가 올해 맡은 2학년 아이도 이런 아이였고 작년 3학년 아이 중에도 심각한 아이가 있었다. 동료들에게 물어보면 어김없이 학급에 적어도 한 두 명은 반드시 있다. 이런 아이들과 생활하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아침 출근과 동시에 전쟁 아닌 전쟁이 시작된다. 컴퓨터를 켜면서 그 아이의 오늘 상태를 틈틈이 살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떤 날은 괜찮아 보여서 안심했다가도 중간에 갑자기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야말로 예측불가다. 그러면 교사는 이 아이 한 명만 지도하면 되는 게 아니다. 내가 맡은..
2023.07.26 -
이상과 현실, 중간에서 움직여라.
이상과 현실, 어딘가에 자신의 의지대로 서 있어야! 사람을 마주하는 직업,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환자를 대하는 의사와 간호사 같은 직업은 이상과 현실에서 방향을 잘 잡고 서있어야 한다. 이상적이거나 너무 현실적인 태도는 금물이다. 이상적인 태도와 생각은 현실에서 본인도 다치고 다른 이들에게도 좋다고 한 것이 되려 역풍을 맞기에 좋다. 또 너무 현실적인 태도를 지니면 감정이 메마르고 일상이 허무하다. 쉬는 날, 퇴근 시간만 기다리다 지쳐버리기 일쑤다. 난 이상과 현실, 두 곳 모두 극단에 있었던 적이 있다. 두 곳 모두 나에게 적합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이 직업이 나에게 맞지 않구나. 난 자격이 없나보다 ' 이런 생각까지 했다. 그렇게 갈등하던 5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은 이상과 현실 중간 즈음에서 상황..
2023.07.26 -
초등학교 신입생 학부모를 위한 tip
인간은 참 욕심이 많은 존재인 것은 확실하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아무 문제 없이 10손가락 10 발가락 다 있고 정상이면 좋겠다. 아이가 커 가면서 아프기라도 하면 낫기만 하면 좋겠다. 하지만 문제없이 잘 크면 남들보다 이건 좀 잘했으면 좋겠어. 성격이 너무 조용해서 좀 활달했으면 좋겠고 또 다른 학부모님은 아이가 너무 밝고 활달해서 감당하기가 힘드니 좀 조용히 앉아있는 성격이면 좋겠다고 한다. 학부모 상담주간이 되면 학급의 대부분의 많은 아이들의 학부모님과 상담을 하게된다. 항상 이런 상황들이 벌어진다. 조용하면 좀 자신의 의사를 밝혔으면... 너무 활달해서 좀 차분해졌으면... 너무 말이 많으니 좀 조용한 아이였으면... 상반되는 상황들을 접하다 보면 나 자신이 정신 차리기 좋은 조건이기도 하다..
2023.01.27 -
부모, 아마츄어에서 프로가 되기까지
우리 부부는 다 커버린 큰 아들에게 엄마, 아빠도 처음이라 서툴었어.라고 미안하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시간이 흘러 돌이켜보면 약이라고 준 것이 독이었던 셈인 경우가 너무도 많다.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부모의 어리석은 양육태도를 아이에게 상처가 아닌 이해로 받아들여지고 좋은 점도 있다고 말해주니 감사하기까지 하다. 초등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느끼지만 어른 보다 아이들이 더 우리 어른들을 잘 용서하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서투르고 실수투성이에다 힘들다. 이를 닦는 법을 배우는 아이를 보라. 칫솔에 묻은 치약을 다른 곳에 묻혀대기도 하고 이를 닦는 건지 노는 건지 알 수 없어 보인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이 닦는 건 아무 일도 아닌 게 되었다. 계속하다 보면 실수는 줄어..
2023.01.27 -
체육시간, 아이들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
23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면 통계 내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전하고자 하는 것이 학업성취도와 운동능력은 매우 상관관계가 높다는 사실이다. 3월 체육시간 아이들이 새로운 운동을 익히고 수행하는 것을 보면 올해 아이들의 학업능력이 어느 정도 될 것이고 어떤 아이들이 리더인지 어떤 아이들이 문제가 있는지 눈에 띌 정도다. 대체로 운동을 즐기는 아이들은 적극적이고 도전적이다. 어려움이나 아픔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와는 반대 성향의 아이들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장 먼저 보인다. 아이들은 공을 만지기도 전에 설명을 들을 때부터 인상을 찌푸린다. 수행의 결과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 할지라도 평소 소극적이고 긴장도가 높은 아이들에..
2023.01.23 -
교사 3월을 놓치면 일 년 끝난다.
농사에도 시기가 있다고 한다. 파종시기, 거름 주는 시기, 수확시기라는 것이 있다. 교사에게 3월은 잔인한 달이다. 아이들도 처음 만나는데 업무도 새로 맡고 심지어 학급도 이사를 가느라 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분이 아이를 입양했다면 그날 직장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고 이삿짐도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나도 그 아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내가 만냐야 하는 아이들의 인원수는 자그마치 25명이 넘는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이 한 문장만 얘기해도 교사에게 들려오는 것은 25개의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변형이 된다. 교사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도 아나보다. 서로 자기 얘기를 하려고 소리를 높인다. 그렇게 한 문장은 여러 개의 문장과 의성어가 보태져 ..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