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3월을 놓치면 일 년 끝난다.
농사에도 시기가 있다고 한다. 파종시기, 거름 주는 시기, 수확시기라는 것이 있다. 교사에게 3월은 잔인한 달이다. 아이들도 처음 만나는데 업무도 새로 맡고 심지어 학급도 이사를 가느라 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분이 아이를 입양했다면 그날 직장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고 이삿짐도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나도 그 아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내가 만냐야 하는 아이들의 인원수는 자그마치 25명이 넘는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이 한 문장만 얘기해도 교사에게 들려오는 것은 25개의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변형이 된다. 교사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도 아나보다. 서로 자기 얘기를 하려고 소리를 높인다. 그렇게 한 문장은 여러 개의 문장과 의성어가 보태져 ..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