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일기 -3월 두 번째
웅성거리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들어온 그 친구는 자리에 털썩하고 앉았습니다. 가는다란 눈을 뜨고는 저를 힐끗 한 번 쳐다보았어요. 그나마 담임 선생님이 누구인지 확인은 하고 싶었나 봅니다. 범상치 않은 모습과 기운이 저를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집에서 되뇌었던 말 ‘어쩔 수 없지. 그래 이건 운명이다. ‘ 물론 나 또한 사람이기에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뭘 어쩌겠어요? 사람의 일이라는 게 내가 선택하는 것만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나이가 든다는 건 이런 이점이 있는 것 같아요. 불평할 시간에 문제를 먼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 아이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제가 직접 관찰하고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죠. 들었던 바와 틀리..
202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