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8. 14:51ㆍ에세이/My life style.
몇 달 일에 치여서 컴퓨터 모니터만 보고 살았다. 창밖을 보니 봄이 되었다.
목련꽃은 져버린 지 오래라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어제 퇴근길에는 벚꽃이 만개한 꽃구름을 보았다.
바깥은 아직 싸늘해서 옷을 여며야 했지만 차 안은 이른 여름 같이 따뜻함을 넘어섰다.
운전을 하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난 또 이렇게 똑같은 한 해를 살아가야 하나?
그리하여 2024년을 강제로 맞이하며 작년은 너무 바빴지.
이렇게 담담히 또 얘기하겠지. 1000번도 더 한 느낌이다.
매일 맹수에 쫓기듯 주어진 일을 미친 듯이 해내느라 2월이 갔고 3월도 끝자락이 돼버렸다.
그렇다고 4월은 달라질 게 있을까? 과연?
난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며 계획을 세워왔다. 물론 거창한 목표도!
지난 수첩을 펴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난 거짓말쟁이가 되었고 허풍쟁이가 되어버렸다.
물론 어떤 이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그렇게 노트에 적고 생각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그래, 예전보다 훨씬 발전했지. 하지만 깊은 생각과 깨달음이 가끔은 나를 괴롭히기도 한다.
난 내 편이 아니라 3자의 눈으로 나의 하루를 볼 때가 생기니까...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 맡겨진 일을 미친 듯이 끝내려는 나의 모습
꿈? 미래? 그거 생각할 겨를이 없는데! 내게 주어진 업무를 못 끝내면 독촉전화가 오고 일을 안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나는 오히려 더 미친 듯이 2월 3월 일을 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주어지는 일의 속도 보다 내가 해내는 속도와 양이 더 많아서 쫓기지 않고 여유시간을 가지려 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 덕분이다.
하지만 왜 이리 씁쓸하지?
내 인생에 주어진 짧은 시간들을 이렇게 발버둥 쳐야 쟁취할 수 있다니!
어제는 오랜만에 집에서 김밥을 만들었다. 눈이 감겨 재료 손질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던지.. 흐릿한 눈동자를 눈을 반복적으로 감으면서 요리를 했다. 참 맛있더라... 오랜만에 내가 하는 요리. 그래 이것이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구나.
우리 아들에게도 이렇게 따뜻하고 고소한 맛의 김밥을 먹는 것이 진짜 행복이지 않니?
일은 힘들지만 행복한 순간은 달콤하기도 하구나!
몇 달간의 격무와 스트레스가 나의 몸을 망가뜨려놓았다.
허리는 의자모양이 되었는지 바로 펼 때마다 우두둑 소리와 함께 통증이 느껴진다.
밤마다 한탄스러워하며 난 다짐을 한다.
내일은 내 삶을 찾을 것이다. 시간, 여유, 건강, 미소.. 모두 찾을 것이다.
그래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새벽기상에 성공!
어제는 바다 옆을 걸었고 오늘은 벚꽃이 만개한 산을 걸었다.
그래, 이거야!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맹수에 쫓기는 토끼처럼 매일 지치고 쓰러져 오늘도 목숨이 붙어있어서 다행이라는 정신만이 남을 테니.
요즘 읽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넌 떠난다면서 떠날 채비를 하지 않고 여기 이렇게 죽치고 있으려고 미친 듯 시키는 거만 하냐?
머무를 준비를 정말이지 열심히도 한다. 너!
파리로 첫 여행을 갈 때 난 무조건 티켓부터 질렀다.
티켓 지른다는 건? 떠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탄이지 않나?
그때부터는 숙소며 일정이며 다 떠나는 날짜와 시간에 맞춰 착착 움직이는 것이다.
머리로 맨날 "떠날 거야" 하면 뭐 하겠나?
빠르게 실패하기 책을 80프로 본 시점에 떠오른 생각을 나는 잡을 것이다.
떠날 준비를 해라. 오늘도 내일도 계속!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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