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9. 14:58ㆍ에세이
2년 전부터 "새해결심"이라는 단어를 내 인생에서 삭제시켰다.
결심과 행동에는 거리가 상당하다. 나는 이런 사실을 슬프지만 최근에서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다짐 대신, 매일 '행동수칙(Behavior Principle)'을 제시한다.
6시 30분에 집에서 나간다. | 4시 이전에 글을 2편 쓴다. | 틈틈히 쓸 꺼리를 메모한다. |
40분 요리, 청소에 시간 쓴다. | 머리가 무거울때 20분 눈 감는다. | 물통에 있는 물 다 마신다. |
아침은 방탄커피를 마신다. | 요가와 필라테스 수업 장소에 간다. | 틈틈히 배에 힘 준다. |
12월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했지만 독감에 걸려 한 주를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또 이러저러한 이유로 결석하는 날이 수업일 대부분이었다.
비즈니스와 전쟁에도 전략이 필수적이듯 삶을 살아가는 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1월 첫 주부터는 일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 모두 요가와 필라테스 수업을 잡아두었다.
직장 근처라 갈 핑계도 생기게 만들어버렸다.
달라진 건 1시간 30분 빨리 집을 나선다는 것뿐이다.
나의 노트 한 페이지에 '행동수칙' 이라는 글을 썼다.
'매일 6시 30분에 나간다!'
'평소보다 조금 더 빨리 출근할 뿐이다.'
거창하고 결연한 다짐 따위는 필요치않다.
내가 할 일만 계속 기억하고 쓸 뿐이다.
거짓말처럼 일어나서 짐을 챙겨 운동을 하러 가게 되었다.
직장인으로서 가장 힘든 것은 출근하는 일이다.
출근이 정말 제일 힘들다.
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출근이 8할이다.
다시말해 출근만 하면 일은 하게 된다는 사실.
이 단순한 생각을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입하면 간단해진다.
운동하고자 한다면 운동하는 장소로 가는 것,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공부할 장소로 가는 것,
책을 읽고 싶으면 책이 많은 곳으로 가는 것,
장소로 가는 것
매일 하는 것
너무 많은 생각과 감정이 몸을 마비시켰다.
그래서 다짐만 해도 생각만으로도 지치고 힘들었던 것이다.
몸이 뇌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이다.
뇌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전략이다.
내일도 요가수업이 있다.
힘들다거나 피곤하다거나, 가야할까? 라는 질문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해야할 일은 한 가지다.
"6시 30분에 나간다."
몸이 내 마음과 생각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몸을 먼저 움직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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