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9. 17:34ㆍ교육현장 스케치/초등 수업 현장
어찌하였든 첫 시간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두 번째 시간이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과중에 신경을 쓰고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이 어려운것 같다.
항상 뭐든 해야한다고 마음은 먹지만 그것을 해내려면 마음과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일을 따로 떼어놓아야 하지 않는가?
어제 틈날때 마다 책을 인쇄를 해두어서 쌓여있으니 연탄을 준비한 엄마의 마음이다.
번호대로 읽도록 했다. 한 명 한 명 더듬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지만 각자에게 읽을 페이지가 있기때문에 이해하기에는 문제가 없는것 같다.
쪽대본 처럼 한 장 한 장 주면서 뒷 얘기를 궁금해 하는 표정에서 성공임을 직감했다. 유인물을 나눠줄 때 마다 미리 읽어내려가는 아이들이 있어서
나중에는 덮어두도록 했다. 그랬더니 더 궁금한 현상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 명씩 소리내어 읽기-더듬더듬 읽어도, 틀리게 읽어도, 소리가 잘 안 들려도 괜찮아요. >
아이들은 원래 공부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교사와 어른이 문제였다.
야채를 밭에서 따와서 맛있게 요리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먹이고는 안먹는다. 토한다. 싫어한다. 라고 하는 격이니...
책을 이제 읽어나가는데 함께 읽고 생각하는 재미가 있다.
과연 교회옆에 알몸으로 쓰러져 있던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아이들의 반응이 더 재미있다.
“ 강도를 만나서 다 뺏겼어요. 세묜처럼 돈이 없어서 옷 살 돈이 없는거에요. “

<책 읽는 소리외에는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교실, 신기하네>
너희가 세묜이라면 돌아서서 그 사람에게 말을 걸었을까?
그 사람이 세묜에게 처음 건넨 말은 무엇일까?
그 사람을 그대로 두고 갔다면 세묜은 마음이 어땠을까?
참으로 할 질문들과 생가할 꺼리들이 많다. 우리는 작은 것 하나에서 생각하지 않고 라면넘기듯 장면과 구절들을 그냥 그렇게 대했다. 이제야 아이들과 문장들을 단어들을 씹어본다. 그리고 책에 설명되어 있지 않고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그렇다. 학습은 외우고 저장하는 것이 아니었다.
속도가 아니고 사고의 깊이와 폭이었다.
교사와 부모는 그것을 해주어야 한다.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함께 공유한다. 그리고 함께 즐겁고 웃기고 슬프고 분노하는 것이 맞다. 아이들과 책을 읽어나간다고 표현하기 보다 같은 물건을 가지고 그것에 대해 온갖 생각들을 해보는 것 같다.
학교에서도 나는 행복할 수 있었다. 잘하려 하지 않고 그냥 하면 되는거였다.
내일 아침에는 한 두장 정도를 더 읽고 독후활동을 할 계획이다. 어떤 질문과 대답이 오갈지... 나는 계획하지도 계획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내일의 아이들 대답과 눈망울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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